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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수다] 힘내시라고 탈모탈출후기 올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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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타게시판에 썼는데 여기가 더 어울리는것 같아서 여기다 다시 적어봐요.
여기에 본인 탈모냐고 사진 찍어서 올리는분들 많으신데
다 저보다는 나으시더라구요^^ 저에비하면 아주 정상으로 보인답니다.
그래도 신경은 쓰일거에요 .예민한 부분이니~..
암튼 님들보다 조금 더 심했던 저도 당당히 잘지내고 있으니
모든 여성분들 제글읽고 힘내셨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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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여기서 엄청나게 질문하고 많은 정보를 공유하던게 생각나네요^^
제기억으론 여기에 제 머리사진 올렸었는데 다들 앞부터 정수리쪽이 비어간다고 해주셨고 초기~초중기라고 판단받았던것 같아요~^^
사실 전 처음에 제가 탈모인줄 몰랐어요.
머리숱이 사라진다고는 느꼈지만 주변에서 어떤 이야기도 들어본적이 없어서 제자신이 탈모인줄 몰랐어요....
내머리를 내자신이 위에서 내려다볼일은 거의 없으니 더 몰랐죠.
그러다 어떤 지인이 사람들 모두 있는자리에서 제게 탈모라고 대놓고 말했네요..(어떤 탈모인 남자분보면서 쟤만큼 휑하다느니..)
지금은 tv 틀면 어디든 탈모에 대한 이야기나 정보가 많이 흘러나오지만..
그당시엔 탈모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어요. 특히나 저같은 여자탈모는 정말 드문시절이였어요
지인의 그말을 듣고 여자로서의 자존심 창피함 쪽팔림.... 너무너무 속이 상했었네요
그때부터였을거에요. 머리에 집착하고.. 카메라에 집착했던게요.
수없이 눈물을 흘리고 지나가는 여자들 머리만 보이더라구요.
왜나는 이럴까. 나는 왜 이럴까. 저사람들이 부럽다 등등 맨날 비교하느라 제정신이 병들어가더군요.
그리고 집에서 항상 위에서 카메라로 머리를 찍었어요.
위만 찍나요? 옆 앞 뒤 어떻게보이나 얼마나 비었나 가르마 바꿔보기도하고...
거의 몇십?몇백만장 찍었을거에요~~ㅜㅋㅋ
어떠한 정보도 없어서 포기하고 있다가... 어느날 용기내어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이 대다모카페를 알게되었고 여기서 고수님들이 추천해주신 방법대로 다 해봤던것 같아요.
왕복 4-5시간인 유명병원에 가서 전형적인 여성탈모초기로 판정받았어요.
앞에 앞머리부터 가르마로 정수리가 빠지는 여성탈모죠 ㅠㅠ
먹는약+바르는약+샴푸 등 5년간 했었고
어성초액을 머리에 뿌리기도 했죠.
머리가 빠졌는데 이쁘게 꾸며봤자 뭐하나싶어 머리도 짧게 잘랐고 항상 캡모자를 썼었죠
그러니 화장도 포기하고 안경만 쓰고 고개를 푹쓰고 다녔어요...
요즘같은 폭염에도 늘 모자를 쓰고다녔고 겨울에도 털모자.
모자없이는 못나갔어요.
개코가 그랬죠. 속옷이나 마찬가지라구요. 제게도 모자가 그자체였거든요.
가족들은 별로 심하지않다 너가 무슨 탈모냐라고 해서 가족들과도 많은 갈등이 있었답니다...
저런말들은 그저 제게 가족이라서 해주는 위로로밖에 안들리더라구요 ㅠㅠ
왜냐면 잘모르는 제3자가 객관적으로 탈모라고 지적해줬기 때문이죠...
그렇게 몇년간 사람도 피하고 혼자 끙끙댔는데 주변지인이 너무 안됐는지 절 불러내더군요
덕분에 어떤 모임에 나가게 되었고 그때 처음으로 용기내어 흑채를 발랐네요 ㅋ
퓨리스? 암튼 그런흑채인데 비에도 강하고 땀에도 강하고 좋았어요.(광고아님ㅋ)
대신 2-3시간 일찍일어나서 머리감고 흑채 바르며 카메라로 찍어야했죠
여잔 남자와 다르게 가르마가 길고 +긴단발이라 바르기 힘들더라구요
빗으로 옆머리부터 가르마 하나씩 넘겨가며 바르는데 손이랑 목이랑 생고생이죠
거기다 나갈때마다 카메라로 사진찍은게 600장은 될거에요.
혹시나 비어보일까 흑채뿌린거 걸리는게 아닐까 햇빛에 반짝반짝하게 보이진않을까 걱정에요
너무 까맣게 보이는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그래도 안바르는것보단 마음이 백배천배 편했어요
정말 행복했어요. 예전에 사뒀던 이쁜원피스.. 예쁜 화장법...
머리가 채워지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그때부터 옷도 사고 예쁘게 꾸미고 화장품도 이것저것 사고 다시 평범한 여자로 돌아간게 너무 행복했어요~
물론 발랐어도 남눈치는 보게 되더라구요. 어딜가나 위축되어 있는건 마찬가지였구요.(내머리는 가짜다 이생각에)
그러다 이성친구라도 만나보라며 소개팅을 하게 되었어요(지금의 남편이죠)
남편은 3번만에 결혼이야기를 꺼냈지만 전 두려움반 기대반으로 "농담이겠지" 생각에 우선 교제를 허락했어요.
데이트할때마다 흑채를 더 정성스레 발랐던거 같아요
아침8시 약속이면 새벽5시에 일어나서 머리감고 흑채 1-2시간 바르고 말리고 쌩쇼를 했네요;;
예전 어떤남자분이 탈모라고 말했다가 차인 사연을 읽은적이 있었는데 제가 그주인공이 될까 두려웠어요.
그래서 말해야지 말해야하는데..ㅜㅜ 라고 매일 가슴앓이 하고 데이트를 했었죠
남편은 본인이 이야기한대로 결혼을 착착 진행시키더라구요
결혼준비하면 사진도 찍어야하고... 가발없이는 불가능한데 라는 걱정에 결국 남편에게 털어놨네요
흑채바르고 차안에서 고백할게 있다고. 나사실 머리가 없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했어요
탈모라고 말했더니 남편은 상관없다고 했어요...
웨딩촬영 하는날 전 패션가발 긴머리를 빌려서 썼고 남편은 제발 벗으라고했지만
결국 쓰고 촬영했구요.
결혼식에도 비싼가발 맞춰서 쓰고 결혼식 올렸네요.
헤어하는곳에 가기전부터 가발쓰고 출발 ㅋㅋㅋ 남편이 대단하다고....
하지만 주변에서 절 가까이 봤던 사람들은 다들 가발이란거 대충은 알았을거에요.
어떤친구가 신부대기실에서 제 앞머리보더니 이거 가발아냐 라고 했거든요 ㅋㅋㅋ
흠칫 놀랐지만 웃으며 넘어갔네요
신혼여행지에 도착해선 흑채뿌리고 다녔고 남편은 이때까지도 제 탈모머리를 한번도 못봤어요
남편이 너가 보여주고 싶을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거든요
신혼여행지 다음날 숙소에서 자고일어났을때 남편보다 더 일찍일어나
큰샤워타올로 머리를 감쌌어요. 안보여주려구요 ㅋㅋ
그리고 흑채바르고... 화장실에서 2-3시간씩 바르니까 남편이 지쳐하고.. 미안했죠 ㅠㅠ
그러다 신혼집에서 결국 공개했는데 남편의 첫마디가 "너가 무슨 탈모야" 였습니다.
그래도 전 결혼하고 시댁에 인사드리러 갈때도 가발을 썼었답니다 .. 한번쓰니 벗기가 어렵더라구요
첫인사때도 흑채 쳐발쳐발 하고 갔으니까요
그러던 어느날... 또 시댁모임에 가야하는 날이였어요
가발쓰려는데 남편이 가발을 가져가더니 안주더라구요 ㅇㅁㅇ?
당황 황당 놀람 화남 슬픔 안절부절 모든 감정이 왔다갔다했어요
절대안된다고 난리쳤는데 남편이 가발못쓴다고 너정도면 심한것도 아니라며 단호하게 못쓰게 했어요.
정말이지 울고싶었고 도망가고 싶더군요.
항상 가리던 제겐 저의 알몸을 보이는거나 마찬가지니까요
전 결국 남편의 카리스마에 져서 순순히 따르게 되었답니다 ㅜㅜ
머리가 하얀채로 시댁식구들 만나고 온후 남편이 나중에 이야기하더라구요
ㅇㅇ이 지금이 훨씬 보기좋다고. 훨씬 낫다며......
타인에게 저의 생머리를 보여준건 정말 5년만이였는데 기분이 이상했네요...
결혼후 머리땜에 제가 불안해하고 안절부절했을때마다 남편은 너는 탈모쪽에도 못낀다고 늘 말해줬고
그덕분인지 지금은 "생"머리로 다니고 있습니다^^
가발도 안쓰고 흑채도 안뿌리고 탈모약들도 전혀 먹지도 바르지도 않고 있어요.
그래도 역시 정상적인 여성의 머리는 아니죠..
다른탈모인 사람들보다는 낫다는거지. 제가 탈모가 아예 아닌건 절대 아니거든요...
머리숱은 적고 머리카락도 엄청 얇아지고 머리묶을때도 느껴요.
잡히는게 적거든요~
그리고 아무머리나 못하는게 가르마부터 정수리로 쭈욱~~탈모가 있긴해요^^:;
그래서 가르마를 이곳저곳 바꾸진 못하고...그나마 멀쩡해보이는 가르마로 타고 다니죠
머리도 항상 하던스타일... 다양한 변화는 못주겠더라구요
앞가르마가 비어서...
그래도 지금이 더 행복하고 후련합니다^^~~~
이쁘게 입을수도 있고 화장도 예쁘게 하고 옛날의 저로 돌아간것 같은기분?!ㅋ
초반엔 밖에 나가기 꺼려하고 사람들 눈도 무서워했는데 익숙해지니 신경안쓰게 되더라구요
예전엔 누가 쳐다보면 "내탈모 보겠지? 아쪽팔려 창피해 ㅜㅜ숨고싶다 도망가고싶다..비웃겠지?"
생각했다면 지금은 "그러든가 말든가~ ㅋㅋ" 이렇게 되어버린거죠
그리고 가발벗은후로는 이제 카메라로 제 정수리를 찍지않아요.
그러니가 살거 같더라구요... 카메라로 찍힌거 보는게 정말정말 정신적으로 힘든데
안찍으니 더 편해졌어요..
결국 제게 탈모치료약은 의약품이 아니라 "날 사랑하는 사람의 인정,포용" 이였네요^^
탈모가 의학적으로 치료됐나 싶어서 들어오셨을텐데 허무해서 어떡하죠..^^;;
현재 제일 놀라는건 저의 친정가족들이에요.
"쟤가 가발을 벗을줄이야" 라며 저희 남편을 저의 구세주로 생각하신답니다 ㅋㅋ
엄마는 머리가 자란거 같다고 스트레스 안받으니 그런것 같다고도 하시고요(농담이라도 감사 ㅋ)
근데 저희남편도 머리가 빠지고 있더라구요. 결혼후에 보니까요.
탈모가 오는것 같은데 남편이 우리자식은 어떡하냐고 걱정하긴 하네요 ㅋㅋ
남편은 저와는 다르게 탈모가 와도 저보단 신경을 덜써요
자신만만하고 당당한 매력이 있거든요. 그점도 부러워 보이고...
남편은 먹는탈모약이 있다는걸 알지만 현재 안하고 있어요.
저희가 임신준비중이라.. 남편에게 아이 다낳고 먹으라고 했네요
저도 우리 2세가 걱정은 되지만 ㅋㅋ그래도 남편과 결혼한건 후회없어요~~^ ㅇ ^
저처럼 극예민하신분들도 용기가지고 당당하게 사랑하는사람과 사랑하며 행복하셨음 좋겠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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