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반삭 전, 오른쪽: 반삭 후>
뭐 자랑할 게 있겠습니까마는... 탈모 경력 5년차에 복약 664일차가 되어 가네요. 고등학생 때부터 이미 M자 헤어라인이었던지라 M자 라인은 체념한 지 오래지요.
이 두 사진은 같은 날(오늘) 찍은 사진입니다. 새로이 수험생이 된 기념으로 아예 머리에 신경을 끄려고 12mm반삭을 했고, 반삭한 김에 확실히 기록해 두려고 사진을 이리저리 찍어 봤습니다(제 두상이 머머리 하기에는 영 아니라는 것도 오늘 처음 깨달았네요).
이 두 사진은 딱 1시간 45분 차이로 찍힌 사진입니다. 왼쪽 사진을 보면 그래도 심하게 보이지는 않는 정수리 탈모 초기 혹은 어느 정도는 정상인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요. 연출을 위해서 머리를 정수리로 모았다거나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오른쪽 사진이 반삭하고 기념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이걸 보고 괜찮다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고, 누구한테 감상평 듣기 전에 일단 자기 머리가 이렇다는 걸 처음 본 사람은 아주 기절초풍하겠지요?(이제 27세인데 이 정도입니다...ㅜㅜ) 저야 뭐 예상하고 있던 모습이니까 크게 동요하지는 않았습니다. 탈모인 걸 아니까 약을 먹고 있지요...
어쨌든 저는 이런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반삭이나 스포츠머리 정도로 짧아지기 전까지는 누군가 '제 머리 어떤가요ㅜㅜ 탈모 초기인가요' 하고 사진을 올리고, 많은 대다모 회원분들은 어떻게든 명탐정 빙의해서 이리저리 살펴보고 '초기같네요, 별 문제 없네요' 등등 각자의 진단을 내리고, 조언을 주고... 작성자들은 그 말을 경험자의 입장이라고 믿어 덜컥 겁을 내거나 안심하게 되지요. 그런데 사실 그 모든 것들은 눈대중에 불과합니다. 대부분 헛발질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감상평들이지요. 직접 머리를 밀고, 헤어라인 확인하고, 정수리, 뒷머리 사진 찍어서 확인해보기 전까지는 그냥 그런 것 같이 보이는 상황에 불과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제 M자가 이것보다 파였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정수리 밀도는 이것보다는 빽빽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완전히 헛다리 짚은거지요. 제 머리니까 직접 만질 수도 있는데도 틀립니다.
사실 병원도 제대로 진단 못(안) 합니다. 웬만큼 조언을 줘 본 사람들이면 대체로 걱정되면 병원 가세요라고 합니다. 탈모약은 해피 드러그(happy drug), 즉 남들 눈에 잘 보여서 내가 행복하고 싶은 목적이 다인 약인데, 문제는 사람 눈이라는 게 생각하는 것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탈모 때문에 미치겠는 사람들이고, 자기 머리카락이 조금만 빠진 것 같아도 호들갑을 떠는 게 당연한 사람들입니다. 머리만 걱정하는 사람들한테는 어떤 머리를 보여줘도 대체로 탈모 진단을 내리게 되어 있습니다. 매의 눈이 되어 극초기 탈모까지 진단하시는 분들도 가끔 있지요... 그런데 사실 그 중에 정확히 볼 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같은 날, 같은 방, 비슷한 광량 하에 찍은 두 사진이 탈모 진단에 이 정도 차이가 납니다. 반대로 제 복약 초기(17년 4월)와 왼쪽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 또 둘이 그닥 차이가 안 나더랍니다. 오히려 좋아진 것 같고, 탈모가 없는 것 같이 보이는 사진들도 있어요.
600일 넘는 복약도 구분 잘 못하겠는데, 한 달, 두 달 복용해보고 비교사진 올려서 진단해달라고 하시는 분들, 사실은 대부분 아무도 제대로 판단 못 해준다는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의심이 가면 사진 올리지 않고 그냥 병원 가셔도 됩니다. 어차피 복약 한달차 사진이나 애매한 초~중기 탈모는 네티즌도 의사도 아무도 제대로 진단 못 해줄테니까요....
어쨌든 세상만사 요지경, 다들 탈모라고 공황장애마냥 너무 자신을 학대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탈모가 자기 잘못 아닌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고, 밤낮 걱정한다고, 집에 틀어박혀 있는다고 답이 나오지도 않으니까요. 그리고 일주일, 한달 이런 차이는 순식간에 빠지고 금방 회복되는 급성 스트레스성 탈모 아니면 어차피 다들 느낌 가는대로 말하는거니까 괜히 사진 올리고 조바심 갖고 두근거리시지 않아도 될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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