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가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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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최후의 수단으로 가발을 착용했습니다.

  • 24년 전

  • 1,709
0
먼저 저의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과 경험담을 쓰는것이니 이유없는 비방이나
험한 말씀은 삼가해 주시길 바랍니다.
직장에 다니는 28살의 남자입니다.
탈모가 군대있을때부터 시작되어서 제대하고나서 머리가 자라는중에 10사람중에 2~3사람 가량이
너 조금 있으면 대머리 되겠다.하더라구요.전 그때까지만해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원래 제가 머리를 좀많이 길르고 다닙니다.그런데 머리가 기니까 빠지는게 너무나 명백하게 나타나
는 겁니다.머리감고나서 머리를 완전히 말린다음에야 방에 들어갈 정도였습니다.안그러면 방바닥에 수북하게 떨어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지저분해져서요 ㅜ.ㅜ약10개월 지나서 학교복학하니 주변의 후배여학생들이 머리좀 자르라고성화더군요.자기들까지 덥다구요.그런데 그때는 머리를 잘라버리면
바가지머리를 해도 듬성듬성하게 탈모가 드러나는 상황이라서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길렀습니다.
그래야 중간가르마를 타서 M자를 억지로 가릴수 있었거든요.그때는 아무런 약물요법도 하지
않고 술 이틀에 한번씩 마시고 담배하루에 한갑반씩 피웠습니다.(지금도 뭐 비슷하긴합니다만..--)
그런데 학교졸업하고 26살이되니까 외출할때 정말 머리에 항상30분이상씩 공들이고 외출해도 사람
모이는곳에 가면 정말 위축되더라구요.
제일먼저 강구한 방법이 증모제사서 머리에 뿌리고 다녔습니다. 밀란을 사서 머리에 뿌리고 다녔
는데 M자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더군요.어휴~ 정말 M자에 밀란가루 뿌릴땐 제 자신이 처량하기
까지 하더군요.이것도 아니다싶어 그때서야 피부과찾아가서 진단받고 약물요법을 시작했습니다.
미녹,프카.. 약 1년정도 된것같군요.저는 쉐딩도 심하게 겪지않고 별다른 부작용은 없었는데
약물요법하기전에는 머리카락이 하루에 약200개정도 빠졌다면 약을먹고 난뒤부터는 100~150개정도
빠졌던것 같습니다.M자에는 정말 장사없더라구요.
그나마 제가하는일이 넥타이메고하는일이 아니라서
머리를 길게 기르고 다녀도 사장이나 상사들의 싫은소리를 많이 듣지는않았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이렇게 되다보니 어설픈 단발머리로는 도저히 못 다니겠더라구요.주변 사람들
눈치도있고,저 애인은 대머리 표시나도 좋으니 머리좀 제발 단정하게 자르라고 난리고,계속 일어
나는 경조사때마다 뵈야되는 친척들.. 그래서 정말 큰맘먹고 가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올3월에 결심하고 메이저 가발업체들부터 수공업하는곳까지 약 보름동안 다리품 팔아가며
돌아다니다가 한곳으로 낙찰하고 가발 맞추로 갔습니다.
그런데 맨정신으로는 쪽팔려서 못가겠더라구요.내돈주고 내가 맞추는 건데도.
그래서 소주 두어병 마시고 가발숍에 들어갈때도 일부러 크게 "안녕하세요"하면서 들어갔습니다.
그러니까 그나마 덜 쪽팔리더라구요.가발 맞추기 위해서 머리를 단정히 잘랐는데 탈모상태를
잘 알고 있었지만 머리가 단정해지니까 정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반짝거리는 맨살들..
심한 자괴감이 밀려 오더군요.
가발을 맞춘 그날 기분 정말 이상하더군요.더구나 가발을 쓴 내모습을 보니까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는 생각도들고 그날 모자쓰고 집으로 왔습니다. 3~4일동안 쓸 엄두도 못냈는데 친구들 만나러
갈때 "에라이 내가 피같은 돈 들여가며 맟춘건데 죽든살든 *발 쓰고나가자" 결심하고 스타일 잡고
덮어 쓰고 나갔는데 친구들이 이제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축하해주더라구요.
그래도 약 한달동안은 주위의 이목이 무서워 안쓰는 날이 더 많았는데 이제는 "에라이 들키면
들키는 거고 나도 모르겄다"하는 심정으로 집에서 스타일잡고 나가면 거의가 모릅니다.
제가 약80일정도 썼는데 이제껏2사람한테만 들켰습니다.
가발을 쓰면서 느낀것데 가발쓰고 다니는게 그냥 빠진 머리로 다니는것보다 더욱 주변 눈초리가
두렵고 따갑습니다.(물론 자기자신이 만들어내는 허상이겠지만요)그러니 들켜도 얼굴에 철판
깔고 "그래 나 가발이야"하고 말할 자신 없는 분들은 안쓰는게 나을듯하네요.
좋은점이라면 예전에 그렇게 만나기 싫어했던 애인 주변사람들도 부담없이만나고 하니 애인
역할을 이제야 좀하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자신감을 조금이나마 되찾은듯해서 그게 제일큰 메리트 같습니다..
물론 아침마다 손질해줄때 귀찮고 더운날 짜증나고 바람많이 불때 두렵고하는 아주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만요.이것저것 다 포함해서 만족도는 80~85%정도 될듯하네요.
제 개인적인 견해로 너무 부정적으로만 가발에대한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을것 같아서 이렇게
장황하게 늘어 놓았습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모두 머리 부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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